"저도 당신과 같은 머리카락을 갖고 싶군요"
그러자 그 직원은 놀라서 나를 쳐다보았는데,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담겨져 있었다.
...
나는 그 직원이 기분이 좋아서 그날 점심은 나가 사먹었으리라 생각한다. 또 그는 저녁에 집으로 돌아가 아내에게 그날 낮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을 것이다. 거울을 들여다 보며 또 이렇게 말했을지도 모른다. "정말 아름다운 머리카락이야!"
언젠가 내가 공개 석상에서 이 이야기를 했더니 한 사람이 나중에 이렇게 물었다.
"당신은 그에게서 무엇을 얻어내려고 했습니까?"
내가 무엇을 얻어내려고 노력했냐고? 만약 우리가 남에게 대가를 바라지 않고 조그만 행복이라도 나누며 다소 정직한 칭찬을 전달할 수 없다면, 만일 우리의 영혼이 시디 신 사과 한쪽보다도 크지 못하다면 우리는 당연히 불행을 당하는 게 마땅할 것이다.
아, 하긴 그렇다. 나는 그에게서 무엇인가 얻어내기를 원했고 무엇인가 더할 수 없이 소중한 것을 손에 넣었다. 보상을 받지 않고 그 사람에게 무언가 좋은 일을 했다는 것을. 바로 이것이 그 일이 지나간 뒤에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아 있을 느낌이다.
데일카네기 인간관계론 p.158
종종 아무런 이유 없이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고 싶다는 욕구가 들 때가 있다. 생각해보니 그러한 욕구가 들었을 때나, 실제로 그렇게 행했을 때나 보상은 크게 원한 적이 없던 것 같다. 그저 다른 사람이 내 작은 행동으로 인해서 그 날이 기분이 좋다면, 나는 적은 비용으로 그 사람은 큰 행복을 느낄 수 있을테니, 전체로 보면 커다락 이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뿐이다.
아니, 다시 생각해보니, 거기에 대한 보상은 순수히 자기 자신에 대한 가치를 높이고 싶던 게 아닐까? 나는 다른 사람들을 이만큼 행복하게 할 수 있고, 실제로 그러고 있다! 나는 충분히 존재할 가치가 있다! 하며 뿌듯함을 느끼고 나 스스로도 그 날은 기분이 좋을 것이다. 이게 맞는 것 같다. 그러면 상호간에 좋은 것이니까 좋다고 할 수 있지.
이러한 의도를 순수하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. 이것은 내 나름대로 계산이 깔린 행동이다. 그렇기 때문에 마냥 순수하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것 같다. 하지만 이것이 좋은 의도인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. 그렇지만, 이러한 행동들에 대해 가끔 의심을 살 때가 있다. 아마 의심하는 그 사람들은 그 사람 딴에서는 내가 그럴 행동을 할 이유가 없으니, 의심을 하는 것일 것이다.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. 그러나 그럴 때 섭섭하고 기분이 좋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.
그런데 지금은 이런 생각도 든다. 나도 그렇게 나만의 시선에 갇혀서 다른 사람의 좋은 의도를 곡해하진 않을까? 만약 그렇다면 그 사람은 좋은 의도를 가졌음에도 나와 같은 사람들 때문에 섣불리 좋은 행동을 하지 못할 것이다. 이런 생각을 하니 조금 소름이 끼친다. 잘 생각해보면 나 또한 그랬던 적이 몇번 있던 것 같다. 이것은 다른 사람에 대해 믿음과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.
다른 사람을 믿어주자. 그리고 이해하려 노력해보자. 좋은 칭찬을 해주자. 한두번 생각하는 것으로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면, 계속해서 되뇌어서 떠올리도록 만들어야지.